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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사이언스

배움의 길과 마지막 돗대

3월 24일이 첫 수업이었으니, 얼추 한 달이 지났다.

 

말년에 무슨 큰일이라도 낼 것처럼 고민하고, 검색을 거듭한 끝에
내게 맞는 길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신학문(?)임을 깨달았다.


그 순간, 유레카! 외치며 이렇게 결심했다.
그래, 이걸 해보자. 그리고는 조심스레 배움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엔 그냥 막연했다.
챗GPT가 앞으로 수요가 많을 거라며 은근한 강요(?)도 있었고,

부트캠프들의 광고 문구는 "앞으로 2년 내에 3만 명이 필요할 것"이라더라.
‘그럼 나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간이 되는 거구나...ㅋㅋ’
혼잣말로 그렇게 웃으며 시작했다.

 

보통은 이틀에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웠다.
백수라서 하루 한 갑은 무리였고, 건강에도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끊어야지’보다는 ‘줄여야지’라는 생각,
‘담배마저 끊으면 무슨 낙으로 사냐’는 자조 섞인 위로로
자기 합리화와 정당성을 부여해왔다.
게다가 와이프가 한 말, “남자가 담배 정도는 피워야지” 같은 반쯤 농담 같은 말도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다.

 

교육이 하루, 이틀, 그리고 한 주가 지나면서
예전엔 아파트 단지 밖에서 피우던 담배가
이젠 공부하는 내 방에서 피워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루 반 갑 피우던 내가 하루 한 갑을 채우며,
핑계는 늘 같았다.
"피교육자의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래도 마음 한구석엔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렇다고 담배 끊는 게 쉬운 일인가.

 

그래서 결심했다.
4월 21일 밤 9시, 마지막 남은 돗대 하나를 태우며,
이걸 내 인생의 마지막 담배로 하자고.
그리고 금연 2일째, 23일 아침 6시.
나는 이렇게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첫날 – 4월 22일

  • 오전: 기상 직후 양치를 하던 습관 덕분에 입 안은 상쾌. 특별한 금단 증상은 없었다.
    교육 중간엔 사탕 하나와 물을 자주 마셨다.
  • 오후: 이상 증상 없음. 다만 문득문득 담배 생각이 스친다.
  • 저녁: 살짝 금단 현상이 느껴져 풍선껌을 사서 씹었다.
    눈 뜨고 있으면 자꾸 담배 생각이 나서 취침 시간을 10시로 앞당겼다.

둘째 날 – 4월 23일

  • 아침: 입 안이 마치 흙을 한 움큼 문 것처럼 까끌까끌하다. 잠도 평소보다 일찍 깼다.
    다행히 담배 생각은 없다. 뭔가 허전하다
  • 오전, 오후 : 계속 뭔가 허전하다... 그래도 피워야겠다는 마음은 아직이다. 스피아민트 껌을 씹는중

일곱째 날 – 4월 28일

  • 아침: 일주일째 되는 아침날 취침전 양치를 2번씩하고 자도 아침에 일어나면  입안의 까끌거림 전보다는 덜하지만 다소간 남아있다. 금단현상에 의한 강한 욕구 그런건 없다. 좀더 지켜봐야 할거 같다.